오토바이

차가 좀 크다보니 남의눈에 잘 띄는지 주차위반이 수도 없고, 신호위반에다 견인까지...몇 건은 단속요원한테 사정도 하고, 지회장님 빽을 써서 빠저 나오기도 했지만 차를 끌고 회비 받으러 다니거나 염모제 배달하는 게 불안하기 그지없다. 물론 그 동네 공영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동네업소를 걸어서 돌고 하기는 하지만 늘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. 차 끌고 업소를 돌때 자꾸 밖을 쳐다보거나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기 십상이다. 친절하게(?)말을 시키며 앉아서 쉬었다가라 할 때는 [아 차 때문에...]라는 말을 꺼내기도 미안하다.

그러든 차 지회장님께서 오토바이를 하나 산다고 하셨다. 임원(회장단, 상임위원, 기술위원, 여성위원)들이 추렴을 해서 사무국장 전용 오토바이를 산다는 것이다. [저는 지금 차 끌고 잘 다니고 있는데 웬 오토바이냐. 어릴 때 친구 형의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언덕 아래로 굴러 죽을 뻔 했다. 오토바이를 탈 줄도 모르고, 그 후로 오토바이 다시 안탄다 했고 지금도 오토바이라면 진저리가 난다고 반대했다.] 16년 3월 말 지회장께서 오라하여 갔더니 막무가내로 어느 오토바이 점포로 데려갔다. 결국은 110CC짜리 적당한 짐칸달린 발간색 오토바이 1대, 헬멧, 잠금장치, 열쇠를 받았다. 지금이라도 무르면 안 되느냐. 이제 조심하여 더 이상 주차 딱지 않 끊기겠다 하며 사정 했지만 이미 업 질러진 물이다.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. 조심조심 농장까지 몇 번 시험운행을 했으나 영 손에 잡히지 않는다. 그렇다고 임원들이 돈을 걷어 마련해준 오토바이를 계속 처박아 놓을 수만은 없었다.

그리고...4월 중순 드디어 오토바이를 타고서 회비를 받으러 나갔다. 아직은 장갑, 헬멧, 안경, 마스크 챙기는 거, 기어변속, 속도조절 등 어설프기 짝이없다.

장점-주차딱지 끊길 염려가 없다. 회비안주고 미적댈 때 계속 앉아서 맞 장구 칠 수 있다. 골목이든 대로변이든 업소 앞까지 갈 수 있다.(시간이 많이 절약된다.)기름 값이 많이 절약된다.

단점-차의 매연을 어느 정도 마셔야된다.(마스크 필수, 차가 좋은 것을 이제야 알았다.) 눈에 이물질이 많이 들어간다.(안경필수) 아침, 저녁에는 춥고 비오거나 날씨 나쁠 때는 제약이 있다. 머리 정리가 안 된다.(가발쓰기 불가)

그래도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오토바이가 좋은 것 같다. 누군가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라고 권하고 싶다. [정연덕 강서구지회장님과 임원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.-사무장 올림]